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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다른 번역서로 색다른 재미 찾기

comlover 2015. 11. 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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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을 읽었었습니다. 그런데 리디북스에서 24년 대여 100% 캐시백 (지난 이벤트입니다)을 하기에 세계 문학 세트를 대여했습니다.

그래서 온스토리 세계 문학 세트안에 포함된 <그리스인 조르바> 를 다시 읽고 있습니다.


먼저, 이 글은 번역이 잘되었느냐 못되었느냐를 말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읽다보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드리고 싶습니다.


다시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다가 보니, 새로운 문장들이 눈에 띕니다. 그래서 하일라이트를 했죠. 그런데 왜 예전에 읽을 때는 이런 느낌을 못 받았지 하고 다시 "열린책들" 의 책을 열어 봅니다. (전자책이니까)


나는 주머니에서 여행의 작은 동반자, 단테가 쓴 <신곡>을 꺼냈다. 그리고 파이프에 불을 붙인 뒤 편안하게 벽에 기댔다. 잠시 망설였다. 어느 구절을 맛볼까? 지옥의 뜨거운 역청 속으로 뛰어들까, 아니면 연옥편의 불길로 몸을 정화할까? 그도 아니면 인간 희망의 최고층인 천국으로 단숨에 달려갈까? 나에겐 선택권이 있었다. 손에 든 작은 책 한 권으로 나는 자유의 환희를 만끽했다. 어떤 구절을 읽든, 이른 아침에 읽는 문장의 운율은 남은 하루 내내 메아리치리라.

- <그리스인 조르바>, 온스토리

나는 주머니에서 단테 문고판(내 여행의 동반자)을 꺼내 들었다. 그러고는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벽에 기대어 편안하게 앉았다. 나는 한순간 망설였다. 어디를 읽는다? <지옥편>의 불타오르는 암흑? <연옥편>의 정화하는 불길? 아니면 인간의 희망이 최고의 감정 기준이 되는 대목으로 들어가? 나는 마지막을 취했다. 문고판 단테를 손에 들고 나는 자유를 즐겼다. 아침 일찍 고르는 단테의 시행이 하루 종일 그 운율을 나누어 주리라고 생각하면서.

-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온스토리" 판을 읽으면서 한 권의 책으로도 자유를 만끽한다는 부분이 재미있었는데, "열린책들" 판에서는 조금 다르게 느껴졌네요. 

그리고 결론은 조금 다릅니다. "온스토리" 판은 어떤 편을 읽을 것인지 결정하지 않은 느낌인데요, "열린문학" 판은 마지막(아마도 <천국편>)을 취했다고 적혀있습니다. 즉 자유를 느꼈지만 결정도 했다는 느낌입니다. 



좀 더 읽다보니,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조르바가 하는 이야기입니다)

"안 해본 게 없지. 손발을 쓰는 일이든, 머리를 쓰는 일이든 다. 직업을 정하는 것 자체가 인생에 한계를 두는 걸세!"

- <그리스인 조르바>, 온스토리

"닥치는 대로 하죠. 발로도 하고 손으로도 하고 머리로도 하고... 하지만 해본 일만 해가지고서야 어디 성이 차겠소."

- <그리스인 조르바>, 열린책들


이제 번역의 느낌이 꽤 다릅니다. 먼저 "온스토리"판에서는 조르바가 주인공에게 반말로 합니다. "열린책들"에서는 약간 높임말입니다. 그리고 하일라이트 친 부분의 번역이 조금 많이 다릅니다. 


"열린책들"을 읽을 때는 저런 문구가 없었기에 그때는 하일라이트를 치지 못했는데, 다른 책인 "온스토리"로 읽다보니 저런 멋진 문장을 만나서 하일라이트를 하게 되는군요. 



사실 원서가 그리스어라 어느게 맞는지 모릅니다. 온스토리의 역자는 불어전공이고 영어와 프랑스어 번역을 전문으로 한다고 하니 아마도 영어(또는 프랑스어)로 번역된 <그리스인 조르바>를 한글로 번역했을 수도 있습니다. 저 부분은 한쪽의 번역이 나아보일지 몰라도 다른 부분에서는 또 다른 책의 번역이 나을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 나온 고전들은 같은 책이라고 하더라도 다양하게 읽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제가 읽고 있던 책으로 비교를 해보았습니다. 실제로 전자책으로 책을 보다 보면, 같은 책 여러권 생길 경우가 많거든요.

(세트가 싸기 때문인데, 저도 <그리스인 조르바>는 샘 기기 살 때 받았던 "더클래식" 판, 열린책들 180권 세트로 구매했던 "열린책들" 판, 그리고 이번에 24년 대여로 빌린 "온스토리" 판 3가지가 있네요)


참고로, 제가 읽진 않았지만, "더클래식" 판으로도 위 문구들만 찾아봤습니다.

나는 주머니에서 내 여행의 동반자인 단테 문고판을 꺼내 들었다. 파이프에 불을 붙이고 벽에 기대어 편하게 앉았다. 어느 부분을 읽을지 한순간 망설였다. <지옥편>의 불타오르는 암흑을 읽어? <연옥편>의 정화하는 불길을 읽을까? 아니면 인간의 희망이 최고의 감정 기준이 되는 대목? 나는 마지막을 골랐다. 아침 일찍 고르는 단테의 시구가 하루 종일 그 운율을 선물해 줄 거라는 생각에 문고판 단테를 손에 들고 자유를 만끽했다.

 - <그리스인 조르바>, 더클래식


"닥치는 대로 합니다. 발로도 하고 손으로도 하고 머리로도 하고...... 하지만 해 본 일만 해서야 어디 성이 차겠소."

- <그리스인 조르바>,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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